청물에 중등도 바람
14물
07: 간조/13:00 만조
서-북서/북서-북
4-6
0.5-0.5
07:32/17:22
올해의 마지막 벵에낚시 다녀왔습니다
마지막 한 주쯤은 쉬어도 되겠지만 늘상 해 왔듯이
일요일에는 낚시를 안 가면 혼이라도 나는가 싶어 짐을 챙깁니다
원도권 아니라도 도보내만권에서도 계절에 관계없이 벵에돔이 잡히는 터라
수온을 무시하고 다니긴 하지만 12.9도...
사람은 추우면 옷을 입고 양말을 신는데
비늘 한 겹 결치고 있는 물고기는 그렇지를 못하고
그리고 13도 보다 낮은 수온에서는 작년 겨울에도 잡아내지를 못했으니
저 수온에서 과연 벵에돔이 취이활동을 해 줄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밑밥 없는 첫 캐스팅에 입질도 없이 목줄이 잘리고
깔짝하는 입질에 또 잘리고
밑밥을 뿌리든 안 뿌리든 빈바늘만 올라 옵니다
다섯 번을 목줄이 잘리더니 드디어 복어 큰 거 한 마리 올라오는데
목줄을 자른 주범은 복어일 거라고 추정합니다
복어가 있으면 감성돔이 있다는 글귀를 본 적이 있는데
그렇다면 자리돔이 보여야 벵에돔이 있다?
아무리 찾아도 자리돔은 없고 물망상어...
어디 풀섶에서 튀어나가 물어재끼는지 망상어가 미끼를 물고 늘어지더니
드디어는 술뱅이까지...
여름에나 가을에나 설치는 술뱅이는 이 계절에 뭔지...
복어에 망상어에 술뱅이에
거기다 물은 청물끼가 돌아서 이 바다에 벵에돔이 있기나 한 건지
아니면 옆에 다른 꾼들이 노리는 감성돔이나 있을지...
열 시가 넘었는데도 해는 안 비치고
엄지손가락만한 새끼 능성어도 잡히고, 종류만 보자면 참 다양합니다
물 한 모금 마시면서 같이 오지 못한 지인한테 전화를 하고
만조되기 전에 짐을 싸서 날물포인트로 이동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한 시간이 지나 날물포인트 도롯가에서 내려다 보니
이미 새벽이나 아침에 도착한 꾼들로 갯바위는 빈틈이 없어 보입니다
도보 내만권은 힘들다 해도 접근성과 이동성이 좋아서
조금만 순번이 늦으면 자리가 없기 때문에
늦게 출조하거나 포인트 이동을 할 때는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지금 시기에 벵에돔꾼은 없을 터라
감성돔꾼이나 다른 꾼들하고 겹치지 않으니
상호간 눈치 볼 것도 거의 없을 거라 보고 내려갑니다
예닐곱명의 꾼들이 대를 드리우고 열심히 잡고 있는 것은 학공치...
그 속에는 벵에꾼도 있었는데 아무리 해도 벵에는 안 된다면서
마찬가지로 학공치낚시 하고 있습니다
역시....자리돔!
자리돔이 있다고 반드시 벵에돔이 있는 건 아니지만
벵에가 있는 곳엔 거의 반드시 자리돔이 있다는 거...
벵에돔이 작은 건지 자리돔이 큰 건지 모르지만 여하튼,
벵에돔을 잡아냈습니다
벵에돔을 잡는데 학공치가 잡힌 건지
학공치를 잡는데 자리돔이 잡힌 건지 어쨌든
벵에채비에 잡혀 온 물고기들입니다
학공치 말고는 모두 다 돌려보냈습니다^^
이른 아침 산길에 보이는 얼음을 밟고 들어갔던 올해의 마지막 낚시...
잘 다녀온 것 같습니다
일요일마다 거의 안 빠지고 달려 간 거제바다,
시간이며 돈이며 거제 네 번 갈 거 모았다가 국도, 좌사리 안장덕...
그런데 한 번 가면 몸 편하고 고기 크고 많이 잡을지도 모르고...
하다 못해 거제 갈 거 똑 같이 부산권에 배타고 나가고
이미 거제 간 거 배 타고 나가도 한 이만원 더 들면 되는데
왜 굳이 도보로만 다니고
거제로만 가는지...
왜 그렇게 달렸는지 모르지만 거가대교를 넘고 거제바다를 접하는 것이 그저 좋아서
그래서 무작정 거제바다로 달렸던 것 같습니다
일출사진과 일몰사진은 뭐가 차이가 나는지 모릅니다만
홍포의 일몰입니다
일몰이 유명하기로 몇 군데 있던데 그 중에 홍포도 포함됩니다
섬과 섬 사이로 저렇게 저물어 가는 태양처럼 올해도 이제 서너 날짜 남았습니다
내년에도 올해만큼만
부지런히 낚시를 다닐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개인적인 희망을 가지면서
내년에는 더욱 더 복되시고 어복충만 하시기를 성심으로 빌어드립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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