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본섬 쪽 벵에를 하러 갈 건지 부속섬 뺀찌를 하러 갈 건지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을 하다가 본섬 쪽 벵에를 대상어로 정합니다. 평일 출조가 다 좋은데 혼자 가는 평일 출조는 불편한 점이 없지 않네요. 혼자다 보니까 배 타는 것이 원활하지 않은데, 다행히 다섯 시에 나갈 사람이 한 명 생겼다고 연락이 와서 새벽 두 시에 출발, 다대항에 도착 첫 배로 나갑니다.
동행하는 분은 형제섬 미끄럼바위 포인트에 감성돔을 대상으로 내리고 열두 시 철수하기로 하는데, 저는 막배 다섯 시 철수하기로 합니다.
아침 여섯 시쯤이라 밑밥 준비하고 미끼 챙기고 채비하고 물 한 잔 마시니 해가 떠오르고 오랜만에 내린 계단자리, 아주 많이 반갑습니다. 수심이 상당한 포인트라 벵에를 한다 해도 깊이 내려야 하는 곳인데, 해 뜨고 보이는 바다에는 너울이 만만치 않아서 벵에낚시가 쉽진 않겠습니다.
무겁게 내리기 위해서 집어제는 벵에용과 감성돔용을 혼합하고, 크릴 세 개에 감시보약 추가합니다. 18.8도의 수온이면 벵에낚시에는 알맞은데, 전날보다 0.8도 하락이라 벵에낚시에 악재로 작용할 것 같아서, 잡어 각오하고 집어력에 촛점을 맞추어 집어력 최강으로 조합합니다.
가을 벵에낚시는 빵가루 미끼를 사용하지 않고 크릴만 사용하여서 빵가루는 두 봉지를 밑밥에만 섞어 줍니다. 이렇게 하면 빵가루는 수면을 담당하고 벵에돔용 집어제는 멀리 퍼져나가서 멀리 있는 주변 물고기를 불러모으고, 감성돔용 집어제는 비중이 있어 중층 이하 구역을 담당하면서 크릴과 감시보약까지 가세해서 집어력의 최대의 효과를 노리는 것입니다.
일곱 시 반 쯤 만조가 지나고 여덟 시 반 쯤, 고등어 한 마리 잡하고 아무 반응도 없던 채비에 원줄이 살짝 빠져나갑니다. 1cm 정도. 쭉 하고 빠져나가더니 그걸로 땡이라 이 무슨 일인가 싶어 견제를 했더니 아무 반응이 없어. 이건 또 무슨 일인가 싶어 살짝 들어주니 바늘이 뭔가를 걸고 있는데 고긴지 돌인지 퍼뜩 분간이 안 가서 쭈욱 뽑아 올리니 뭔가 따라오는 것이 돌은 아닌 것 같음.
돌이 아니면 고기다 싶어 얼른 두 바퀴 감아 돌리고, 쭈욱 뽑아올리니 별 저항없이 잘 따라 오는데 그 느낌이 술뱅이 정도. 낚시하기 참 어렵다 싶은데 그 때 아래로 내리박더니 발 앞 갯바위로 치달리더니 다시 아래로 내리박는 넘을 보니 줄무늬. 벵에낚시 채비에 걸렸으니 목줄 1호, 얼른 뜰채를 들이밀어 담아 올리고 보니 30급의 뺀찌. 이거면 오늘 낚시 충분하다 하면서 실제로는 밑밥을 밀어넣습니다.
물고 있으면서 움직이지 않고 있다 살짝 이동한 것이 1cm 의 원줄 빠지는 느낌으로 온 것 같고, 물이 차가워서 움직이기 싫고 귀찮아서 중층까지 뜰도록까지는 별 반항을 안한 것 같습니다.
뱬찌낚시도 계획에 있었던 터라 한 마리 운 좋게 잡아내고 나니 한두 마리 더 욕심이 나서 열심히 해 보는데, 수면에 언뜻 보이기를 학공치. 저 무리를 헤치고 벵에와 뺀찌를 잡기 위해 중층 혹은 바닥층을 공략한다는 것은 너무 많은 에너지 소비를 요하기 때문에, 무리가 많은 학공치를 대상어로 정하고 채비 꾸림을 합니다.
학공치 역시 개체 수는 많지만 활성도는 썩 그리 좋진 않아서 어느 경우에는 크릴 모양을 보고 잡아내야 하기도 합니다. 철수 기각까지 남은 시간 너댓 시간,, 그 시간 동안 잡아내면 백 마리 숫자는 넘기겠다 욕심을 내지만, 통발 배 앞에 머물면서 휘젓고 가고 간조까지 맞물리면서 입질이 끝납니다. 아무리 밑밥을 뿌려도 다시 나타나지 않고 그동안에는 아무 고기도 입질을 하지 않아 더 이상은 안 되겠다 판단하고 네 시 철수 결정하면서 낚시점에 전화하고 철수준비에 들어갑니다.
오랜만에 내린 거제 다대 형제섬, 정하고 간 벵에는 못 봤지만 뺀찌 한 마리 득템하고, 몇 년 만에 잡아보는 학공치 마릿수에 입맛까지 볼 수 있어 좋았습니다.
새벽이나 아침에는 춥습니다. 아래 위 두 겹씩 입고 갔는데도 추워서 핫 팩 두 개 주머니에 넣었는데도 불구하고 살짝 추웠습니다. 출조에 참고하시어 방한에 철저히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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