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황

해금강 가을 벵에돔

soleus 2021. 10. 26. 10:25

일요일 아침,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니 일곱 시. 피싱마트 들렀더니 일곱 시 반인데, 사람이 북적북적. 오랜만에 날씨가 좋으니 너도나도 모두 출조를 하는 그림입니다. 

 

필요한 소품 소모품 챙겨서 김밥 석 줄에 거제로 가면서 거가대교 너머로 보이는 갈미, 옆지기는 어김없이 또 세어 봅니다.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스물 여섯 사람. 갈미에 스물 여섯 사람이 낚시를하고 있답니다. 

 

오랜만에 낚시 여건이 좋은 일요일에 늦게 출발했으니, 금요일부터 야영 들어가고 새벽부터 많이 들어갔을 거라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일단은 거가대교를 넘고 태조낚시 근처에서 목적지를 다대로 가기로 정합니다.  

 

다대 챌린지 낚시 들러 말을 들어보니 다대바다가 참으로 핫합니다. 형제섬부터 소두방여 노랑바위 투구바위...는 물론 초내만 다포테트라 옆 갯바위까지 발짝 두 개 디딜 만한 갯바위는사람이 이미 다 섰고, 남은 자리는 너울에 위험한 데 뿐이랍니다. 

 

백 대가 넘게 주차되어 있는 다대주차장을 뒤로 하고 도보낚시를 위해 왔던 길 돌아갑니다.

 

예상대로 너울은 강한데 물흐름은 좋습니다.

 

뜻밖의 물색입니다. 갯바위 내려서니 이 서늘한 가을 날씨에 팥죽같은 땀은 흐르는데, 몇 년만에 보는 환장할 만한 아름다운 물색에 기대감 만땅, 밑밥 준비하고 채비합니다. 원줄 1.75호에 목줄 1호, 바늘 벵에돔용 5호. 오전 열시 반에 옆지기 첫 캐스팅을 하는데, 옆지기 이번의 목표는 벵에돔 열 마리입니다. 

 

첫 캐스팅에 채비 정렬되자마자 바로 주욱 내려가는 찌, 첫 고기 무리없이 잡아냅니다. 연타로 잡혀나오는 벵에돔들 덕분에 솔리우스는 많이 바쁩니다. 옆지기가 낚시하는 동안 본인 채비하랴 옆지기 잡은 고기 갈무리하랴 왔다리 갔다리 너무너무 바쁩니다. 원줄에 찌 넣고 있으면 옆지기가 한 마리 잡으니 넣던 찌는 놓고 가서 고기 빼고, 찌멈춤봉 넣다가 보면 또 한 마리 잡았으니 뛰어 서 그거 갈무리하고, 직결 매듭하다가 또 뛰어가고.

 

그럭으로 열한 시 십일 분, 첫 캐스팅 이후 사십일 분이 되면서 옆지기 목표 열 마리를 채웁니다. 옆지기의 간식 타임이 왔고, 드디어 솔리우스도 마음 놓고 낚시를 할 수 있습니다. 위에 있는 벵에돔은 길이 28cm 옆지기가 잡은 이번 출조의 최대어인데, 05대로 끌어냈으니 아래서 당기는 힘이 가당찮았다 하네요.

 

옆지기, 열 마리 목표를 다 채우고 쉬면서, 낚시하는 동안에는 잘 안 먹는 솔리우스한테 김밥이며 단감이며 먹을 거 마실 거 막 주더니, 다시 대를  들고는 이런 고기를 잡아다 앞에다 내려놓습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서 옆지기의 목표는 상향 조정되어 스무 마리가 되고 역시 덕분에 솔리우스는 또 다시 바쁜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솔리우스한테도 입질이 계속 들어오기 때문에 옆지기하고 동시에 입질이 들어오면 솔리우스는 지 낚싯대는 내려놓고 옆지기 물고기 갈무리하러 달려갑니다.

 

얼마 만에 받아보는 마릿수 입질인지. 그렇게 그렇게 바쁜 시간들이 흐르고 흘러 네 시가 되니 입질 간격이 벌어지고 다시 올라가야 하는 사정도 있고 하여 네 시반에 접습니다. 몇 마리나 되는지는 정확히 모르고 다만, 옆지기가 잡은 숫자는 벵에돔만 해서 34 마리입니다. 둘이서 잡은 전체 마릿 수는 7~80 마리 될 거고, 지금까지 둘이 잡은 최대 마릿 수이고 최대 무게입니다. 

벵에돔도 그렇지만, 몇 년 만에 보는 황홀한 물색을 만난 것은 큰 행운이었다 생각하고, 가을 벵에돔 시즌이 다 가기 전에 다시 또 갯바위에 설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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