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황/2013~2014

2014.07.30 거제 혼자

soleus 2014. 7. 31. 16:50

  


해금강 넘어가는 산중에 걸려 있는 새벽 안개

 

일찍 가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해금강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이미 해가 다 뜨고

그래도 평일이라 고즈넉히 혼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연을 즐기면서 산고개를 넘어 섭니다

 

 


원래 가고 싶었던 자리 못 가고

옆자리 힘들게 갔더니 올라오는 고기는 매가리

 

산길에 들어서자 이미 햇살은 뜨겁고

그래도 오로지 평일이라 가고 싶은 포인터 비어 있을 것이니 나무 그늘에 쉬어 가면서

넉넉하니 낚시 할 수 있다는 그 기대감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길을 내려 갔더니 이미 그 자리는 세 사람이 자리 꽉 채우고 있고...

 

다시 올라와 옆 길 난 곳으로 다시 산길을 내려서니 워매~~죽을 맛

땀은 범벅이 되고

이미 달구어진 갯바위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숨이 턱턱거리게 합니다

 

예보에 오전은 약간 흐리고 오후에는 아예 흐리다 해서 왔는데

흐리기는 무슨~~~

해만 쨍쨍입니다

 


초릿대에 줄이 엉켜 그거 푼다고 잠시 바늘을 담그면 그새 그걸 물고 늘어지는 복어

 

오전 열 시쯤이 되니 이건 뭐

목숨을 걸지 않고는 낚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내려 온 게 아까워서 나무 그늘로 가서 물도 마시고 달달한 음료수도 마시고 하면서

그나마 더위가 가시나 싶어 내려와서 대를 들고 한 시간...

열 한 시가 되면서 몸도 마음도 이미 낚시가 귀챦아지기 시직합니다

 

  


해금강 포인터 낚시를 접고 여차 홍포로 넘어가다 들른 대포항

 

살인적인 더위에 바람조차 없으니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일단 낚시를 접고

힘겹게 산을 올라 탐사길에 나섭니다

거제에 참 자주 다닌 듯 해도

다른 사람의 조황에서 나오는 지명들이 다들 낯설어서

여차가 어딘지 홍포가 어딘지 대포 다포가 어딘지 그거라도 알고 가자 싶어서

차머리를 돌려 도장포 들르고 여차인지 어딘지를 향합니다

 

 


대포항 공사 진행 중인 방파제에서는 낮 고등어 낚시가 한창입니다

그래도 여기는 바람이 불어 줘서 반바지 반팔 차림이면 견딜 만은 한가 봅니다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고 가는 길이라 차는 느리게 가고

좌우 어느 곳이든 보이는 게 있으면 내려가 봅니다

대포항에 내려가니 방파제 긴 곳은 걸어서 갈 수가 없고

배도 있는지 물어 보기도 안됩니다

다만 거기서 장사도,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했다는 장사도 가는 배가 뜬다는 것

그거 알고 낮 고등어 낚시 하는 거 보고

위판장인가 하는 건물 구석진 곳에서 손바닥 벵에 올리는 거 보고

그리고 차머리 돌려서 가던 길 갑니다

 

 



에어컨을 아무리 틀어도 더워서 나무 그늘이 보이자 무조건 차를 세우고 섬 풍경 한 컷

 

간조 시각이 다 되어서 들물을 볼려고 들른 여차에서는 간조 되는 네 시 쯤에 물이 뒤집어지면서

간혹 잡혀 주던 벵에의 입질이 아예 안 들어 오고

대부분 사람들의 휴가가 끝나는 수요일 ...

차가 얼마나 밀릴지 몰라서 물이 뒤집어지고 있다는 핑계를 구실로 모든 낚시과정을 접습니다

 

서너군데 가는 곳마다 벵에 얼굴은 볼 수 있었고

옆의 다른 사람들도 스무 마리 정도씩은 잡은 듯 했습니다

자잘한 벵에는 오전에 더 활발히 움직이는 듯 하고

오후에는 마릿수는 적어지면서 큰 씨알이 나오는 듯 합니다
 

 


지는 해

 

차가 많이 밀립니다

덕분에 참 서산에 지는 해를 사이드미러를 통해 찍어 보기도 합니다 

 

  


몰랐는데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폭염이랍니다

 

이런 폭염 속에 낚시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가는 곳 마다 사람이 낚시하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생각해 보면 대단한 거 맞는 것 같습니다


 



인공선텐도 위험하다는 뉴스

 

자연광에서 나오는 강한 자외선이 얼마나 위험할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낚시꾼은 여름낚시에

얼굴 디매고

긴 옷 입거나 팔토시 하고

장갑 끼고

모자 쓰고

썬글래스 끼고 ...

어쩌면 더워서 죽을 지도 모릅니다  


 


이 일을 우짜꼬 

 

갯바위 도착해서 보니 장갑을 안 챙겨서 손이 다 탔네요

쓰리고 따가워서 냉찜질 하고 화상연고 발랐습니다

저거는 1도 화상입니다

 

 

 

첫 포인터에서 잡혀 준 고기

거제 벵에 상황이 무척 궁금한 친구한테 보낸다고 찍은 이 사진이

이번 출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벵에사진입니다

 

덥습니다

한여름 낮 출조는 아예 하지를 말거나

아침 해 뜨기 전 시작해서 해 뜨고 두 세 시간이거나

해 지기 두 세 시간 전에 시작해서 해 비도록...

아니면 아예 밤낚시를 권해 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