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7.30 거제 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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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 넘어가는 산중에 걸려 있는 새벽 안개
일찍 가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해금강 넘어가는 고갯길에서 이미 해가 다 뜨고
그래도 평일이라 고즈넉히 혼자서 낚시를 즐길 수 있다는 부푼 기대감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자연을 즐기면서 산고개를 넘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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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가고 싶었던 자리 못 가고
옆자리 힘들게 갔더니 올라오는 고기는 매가리
산길에 들어서자 이미 햇살은 뜨겁고
그래도 오로지 평일이라 가고 싶은 포인터 비어 있을 것이니 나무 그늘에 쉬어 가면서
넉넉하니 낚시 할 수 있다는 그 기대감으로
천천히 아주 천천히 산길을 내려 갔더니 이미 그 자리는 세 사람이 자리 꽉 채우고 있고...
다시 올라와 옆 길 난 곳으로 다시 산길을 내려서니 워매~~죽을 맛
땀은 범벅이 되고
이미 달구어진 갯바위에서 올라오는 열기는 숨이 턱턱거리게 합니다
예보에 오전은 약간 흐리고 오후에는 아예 흐리다 해서 왔는데
흐리기는 무슨~~~
해만 쨍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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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릿대에 줄이 엉켜 그거 푼다고 잠시 바늘을 담그면 그새 그걸 물고 늘어지는 복어
오전 열 시쯤이 되니 이건 뭐
목숨을 걸지 않고는 낚시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됩니다
내려 온 게 아까워서 나무 그늘로 가서 물도 마시고 달달한 음료수도 마시고 하면서
그나마 더위가 가시나 싶어 내려와서 대를 들고 한 시간...
열 한 시가 되면서 몸도 마음도 이미 낚시가 귀챦아지기 시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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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금강 포인터 낚시를 접고 여차 홍포로 넘어가다 들른 대포항
살인적인 더위에 바람조차 없으니 도저히 견디기 힘들어서 일단 낚시를 접고
힘겹게 산을 올라 탐사길에 나섭니다
거제에 참 자주 다닌 듯 해도
다른 사람의 조황에서 나오는 지명들이 다들 낯설어서
여차가 어딘지 홍포가 어딘지 대포 다포가 어딘지 그거라도 알고 가자 싶어서
차머리를 돌려 도장포 들르고 여차인지 어딘지를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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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포항 공사 진행 중인 방파제에서는 낮 고등어 낚시가 한창입니다
그래도 여기는 바람이 불어 줘서 반바지 반팔 차림이면 견딜 만은 한가 봅니다
어디가 어딘지를 모르고 가는 길이라 차는 느리게 가고
좌우 어느 곳이든 보이는 게 있으면 내려가 봅니다
대포항에 내려가니 방파제 긴 곳은 걸어서 갈 수가 없고
배도 있는지 물어 보기도 안됩니다
다만 거기서 장사도, 별에서 온 그대를 촬영했다는 장사도 가는 배가 뜬다는 것
그거 알고 낮 고등어 낚시 하는 거 보고
위판장인가 하는 건물 구석진 곳에서 손바닥 벵에 올리는 거 보고
그리고 차머리 돌려서 가던 길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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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을 아무리 틀어도 더워서 나무 그늘이 보이자 무조건 차를 세우고 섬 풍경 한 컷
간조 시각이 다 되어서 들물을 볼려고 들른 여차에서는 간조 되는 네 시 쯤에 물이 뒤집어지면서
간혹 잡혀 주던 벵에의 입질이 아예 안 들어 오고
대부분 사람들의 휴가가 끝나는 수요일 ...
차가 얼마나 밀릴지 몰라서 물이 뒤집어지고 있다는 핑계를 구실로 모든 낚시과정을 접습니다
서너군데 가는 곳마다 벵에 얼굴은 볼 수 있었고
옆의 다른 사람들도 스무 마리 정도씩은 잡은 듯 했습니다
자잘한 벵에는 오전에 더 활발히 움직이는 듯 하고
오후에는 마릿수는 적어지면서 큰 씨알이 나오는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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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
차가 많이 밀립니다
덕분에 참 서산에 지는 해를 사이드미러를 통해 찍어 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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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랐는데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폭염이랍니다
이런 폭염 속에 낚시를 하는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대단하다 생각합니다
가는 곳 마다 사람이 낚시하는 사람이 참 많았는데
생각해 보면 대단한 거 맞는 것 같습니다
인공선텐도 위험하다는 뉴스
자연광에서 나오는 강한 자외선이 얼마나 위험할까 생각합니다
그래서 낚시꾼은 여름낚시에
얼굴 디매고
긴 옷 입거나 팔토시 하고
장갑 끼고
모자 쓰고
썬글래스 끼고 ...
어쩌면 더워서 죽을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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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일을 우짜꼬
갯바위 도착해서 보니 장갑을 안 챙겨서 손이 다 탔네요
쓰리고 따가워서 냉찜질 하고 화상연고 발랐습니다
저거는 1도 화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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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포인터에서 잡혀 준 고기
거제 벵에 상황이 무척 궁금한 친구한테 보낸다고 찍은 이 사진이
이번 출조의 처음이자 마지막 벵에사진입니다
덥습니다
한여름 낮 출조는 아예 하지를 말거나
아침 해 뜨기 전 시작해서 해 뜨고 두 세 시간이거나
해 지기 두 세 시간 전에 시작해서 해 비도록...
아니면 아예 밤낚시를 권해 드립니다
건강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