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06 06 거제 두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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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찌가 스믈스믈 잠기거나 솨악 사라질 때
챔질을 했는데 고기는 안 따라 오고...
매듭에서 바늘까지 목줄 상태를 확인하니 바늘이 없다
--- 목줄을 더 자세히 보니 바늘 있던 부분 5cm 길이 정도 하얗게 피어 있다. 낚시를 하면서 놓친 부분 중 하나이다.
--- 목줄이 하얗게 피면 반드시
--- 하얗게 핀 부분을 잘라내거나
--- 목줄을 갈아야 하는데
--- 목줄 관리를 소홀하게 하니 고기를 놓친다
2. 고기를 잡아내는 것은 제대로 되는데 바늘을 깊이 삼킨다
--- 삼킨 바늘을 빼 내는 것도 기술인지
--- 조금 잘못하니 피를 흘리고 죽어 버린다
--- 어쩌다 가진 취미가 이거라 고기 죽이는 걸 피할 수는 없지만
--- 살릴려고 하다가 죽여 버리니 안타깝다
--- 바늘을 안 빼고 목줄을 자르는 방법으로 바꾼다
3. 암만 그래도 벵에돔도 큰 고기 작은 고기 어울려서 다닐 건데, 분명히 어딘가에 큰 고기가 있을 건데
--- 큰 고기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대면을 하는 게 맞는가?
--- 큰 고기를 불러 내서 맞짱을 뜨는 게 맞는가?
--- 맞짱 뜨다가 목줄 터뜨리고 간 그 넘은 도대체 얼마나 클까?
4. 낯선 장소 갯바위를 가다 보면
턱이 지거나 건너 뛰어야 할 장소가 있는데
--- 살짝 통 뛰어서 건너거나 뛰어내려야 할 경우에
--- 부드럼게 뜀질이 안 되고 웃기게 버벅거린다
--- 몸의 기능이 떨어져서 그런 건지
--- 시력이 안 좋아져서 그런 건지
--- 눈도 몸도 다 안 좋아서 그런 건지
--- 살짝살짝 통통 튀는 뜀박질만 잘 되면 이곳저곳 재밌는 곳 많을 것 같은데
--- 이래서 세월이 가면 바다낚시 못하고 민물낚시로 가는 건가?
5. 사람이 살다 보면 바닷가에서 갑자기 배가 아플 수도 있다
--- 산에 가서 구덩이를 파고 응가를 하고 구덩이를 묻는 게 나을까
--- 갯바위 내려가서 물이 치고 들어오는 골창을 찾아 거기다 응가를 하는 게 나을까
--- 갯바위 위에거나 산흙 위에 응가를 하고 내버려 두는 건 알맞지 않은 것 같고
거제 갯바위 자리 없을까 싶어 5일 밤 열한 시에 출발 거가대교를 탑니다
해안도로 따라 가다가 차 댈 곳 보여서 주차하고 내려 갈 수 있는 길을 찾습니다
해안도로에 차를 댈 수 있도록 해 놓은 곳은 주변 어딘가로 길이 나 있고
그 길을 따라 내려만 가면 갯바위가 나오더군요
처음 가는 길이라 조심조심 내려가니 안개 끼고 어두워서 먼 곳은 보이지가 않습니다
물밑도 안 보이고 여러가지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한 이백미터 되는 거리를 여기저기 살피고 한 군데 포인트 정해 놓고 장비 가지러 다시 올라 오니
잠을 안 자서 당연히 잠이 쏟아집니다
날이 밝아 오고 안개가 걷히면서 보이는 바다 풍경은 정말 좋습니다
집사람은 세칸 반 민장대찌낚으로 시작
원줄 2 호
목줄 1호 반 발
제로 찌맞춤 막대찌 유동
국산 1호대에 2천번 스피닝릴,
원줄 2호에 목줄 1호 한 발
제로찌로 채비하여 시작합니다
입질이 시원하게 들어 옵니다
찌가 솨아악 사라지고 손목 스냅으로 챔질
벵에와의 겨루기가 시작됩니다
수심이 제법 나오는 곳이라 벵에가 호락호락 끌려 나오지 않습니다
끌려 나오다 다시 들어 가고를 너댓번 반복합니다
고기 나오는 곳이 제법 먼 곳에 형성되어서 장타를 안 치면 입질 받기가 어렵습니다
집사람도 릴 찌낚 채비로 바꾸고 다시 시작합니다
아침 열 시가 되니 덥고 배고프고 잠도 옵니다
낚시를 중지하고 그늘에서 쉽니다
한 시간쯤 지나니 몸의 열이 많이 식고
다시 시작합니다
간조가 되니 쓰레기들이 낚시터를 장악합니다. 바다 부유물도 많이 섞여 있습니다'
찌가 몰을 감고 올라오고 바늘은 비닐봉다리를 달고 옵니다
쓰레기 틈새틈새로 채비를 던지고 그러다 쓰레기가 밀려가고, 이 상황도 무한 반복입니다
쓰레기 틈새에서 입질 받아서 고기대가리에 바다몰 감고 같이 올리는 손맛은 끝내 주더군요 ㅎㅎㅎ
살림망 들어 보니 묵직합니다
작은 건 잡자마자 놔주고 나름 큰 것만 담았는데도 무게감이 느껴집니다
회로 먹든 구이로 먹든 한 두번은 먹고 싶어서 큰 거 세 마리 챙기고
바늘에 찔려서 피나서 죽은 거 챙기고 나머지 다시 돌려 보내고 물청소 하고 쓰레기 챙기고 짐 꾸려서 철수합니다
거제 바다는 아름답습니다. 지금 이 시간 그러고 싶습니다
거제 바다로 가서 그 아름다움을 좀 여유롭게 즐기고 싶습니다
오로지 낚시를 향한 일편단심으로 달리다 보니 길가에 이쁜 꽃도 보지 못하고
해안도로 주변에 있는 또 다른 아름다움인 산도 제대로 보지를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