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외포 갯바위
토요일,
감성돔용 릴에 2.5호, 벵에돔용 릴에는 1.75호 원줄을 다시 사려 놓습니다
둘 다 이십미터 정도만 남아 있어서
풀어내서는 민장대용 원줄로 쓸려고 다른 곳에다 감아 놓는데
거의 일년에 하나씩 정도로 쓰는 것 같습니다
감성돔용 원줄은 선라인 테크니션이고,
벵에돔용 원줄은 바리바스 버맥스기인데
둘 다 지금까지 제가 사용해 본 줄 중에는 가격대비 최고인 듯 합니다
저도 몇몇 지인들을 통해 추천받은 원줄, 목줄인데
지금은 제가 지인들한테 추천하고 있습니다.
낚시를 마치고 원줄을 갈무리할 때 매번 30cm 정도씩 잘라내다 보니
원줄 150m가 연 50회 정도 출조에 다 잘려나가서 연말에는 스풀의 바닥을 보게 되네요
지금은 시기적으로 겨울낚시라 사람이 맞닿는 기온도 춥고
물고기가 살아가는 수온도 차가운지라
삼사일 이어졌던 한파 뒤에 찾아 온 오랜만의 호기에 출조지를 어디로 정하는가는 중요한 문제입니다
비록 한파 뒤에 찾아 온 기회이지만 수온도 13도대를 넘어 섰고
물때상 아침 날물이 8시에 받치어서
홍포나 장승포가 날물포인트라 겨울벵에돔 낚시에는 적합하고
해금강권은 경험상 들물포인트라 일단은 출조지에서 제외시킵니다
홍포는 북동풍이나 남동풍, 동풍계열에 유리한 곳인데
일요일은 북서풍이 불어서 홍포도 제외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니 남는 곳은 장승포...
장승포 몇 군데 포인트가 있어 갈 만은 한데 워낙이 접근성이 좋다 보니
언제나 사람이 없는 날이 없고
아무리 시기적으로 벵에돔도 바닥에 머문다고 하나 감성돔꾼이 숫적으로 우세한 지금 시기에
한정된 포인트에서 감성돔꾼과 나란히 벵에돔을 대상어로 낚시한다는 것이
썩 그리 유쾌하지는 않은 터라 장승포권에서도 포인트를 선정하기에 애를 먹습니다
결국, 그나마 사람의 발길이 적을 만한 곳으로 출조지를 정하고
덜 마른 양말을 헤어드라이기를 이용해서 말리는 등의 생활의 지혜까지 동원해서
빵가루며 집어제 등 벵에돔 낚시에 필요한 모든 준비를 마칩니다
자고 일어나서 출발하면 되게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려는 찰나에 걸려오는 한 통의 전화...
칠촌 아제입니다
[내일 외포에 갈래?]
그러쟎아도 출조지가 마땅치 않아서 애를 먹었고
그나마 마지막 출조지로 정한 장승포도 썩 그리 맘에 들지 않던 차에
엊그제 두레박님한테서 외포에 벵에가 피더란 말도 들었고
외포에 가 본 지가 십년은 더 됐을 건데...
[그리 하입시더...]
칠촌아제는 가끔 나하고는 안 맞는 면이 있어서
외포 출조배 두 군데 중에 자연낚시배를 탔으면 했는데 굳이 선광호를 타겠다 합니다
12번 자린가 했더니 나중에 숫자가 없었다 하니 그러면 12번 자리가 아니라 하는데
어쨌든 세 사람이 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곳에 내리고
채비를 마치고 돌아서는 눈가에 들어오는 일출 ...
눈으로 보기에는 정말로 끝내주는 일출이었는데
폰카메라에 담기는 영상은 겨우 저 모양 ...
그나마 한 장은 새라도 있으니 다행 ...
2호찌 반유동 채비에 2호 바늘,
수심 9m에 전방 10m,
오전 내도록 물이 앞으로 밀려 들어 오고
그렇지 않으면 왼쪽으로만 흘러 갑니다
첫 캐스팅에 목줄을 감고 올라온 성게...
바닥은 황폐화되어 있다는 신호인가?
숭어가 퍼득이는 것이 보이자 경험상 숭어가 뛸 때 고기가 되더라 싶어 열심히,
정말로 열심히 해 보지만 단 한 번도 입질을 해 주지 않습니다
끝없이 바닥을 훑어도 아무 것도 없습니다
발 앞에는 망상어 치어들이 바글바글...
오전낚시를 접고 일단 점심을 먹습니다
라면에 김밥을 맛있게 먹고 감성돔채비에서 벵에돔채비로 바꿉니다
한 번 출조에 양수겸장을 노리면 아무 것도 안 될 수도 있는데
어쨌든 여러 정황상 감성돔 낚시를 접습니다
전유동 G2 채비로 벵에낚시를 시작하고 삼십 분쯤...
반짝이는 무엇이 보이기 시작하고
연타로 올라오는 학공치 두 마리...
이 무슨 난리부르스인지...
벵에낚시도 포기하고 싶어질 때쯤...찌가 스물스물 들어갑니다
원줄을 사리고 약한 챔질에 아래로 쳐박는 입질...숭어 4짜 중반
원줄 1.75호에 목줄 1호...
물에 띄웠으니 줄이 쓸려서 터질 일은 없어서 아제의 지인께서 뜰채로 갈무리합니다
해거름 되고 산그림자 지자 학공치는 아예 나타나지를 않고....
학공치는 정말 신기할 정도로 햇빛에 민감합니다
산그림자 지자마자 그대로 사라져 버립니다
물은 계속해서 왼쪽으로만 흐르고
단 한 번도 오른쪽으로 흐르거나 앞으로 뻗어나가는 물흐름이 없습니다
종일 낚시하는 동안에 오전 중에는 단 한 번 입질도 못 받고
오후 들어 망상어며 학공치며 숭어며 등등의 입질이 들어 오니
그나마 따분하기는 좀 덜합니다
아제는 복어에 노래미에 망상어...로 종일 몰살을 앓고
동행한 아제의 지인은 하루 종일 입질 한 번 못 받았다는...
오후 세 시가 넘어가고
해거름 한 시간 본격적인 벵에낚시를 하기 위해 -B 전유동으로 채비를 바꾸고
배가 올 때쯤 해서는 그냥 습관적으로 같은 자리에 채비를 던집니다
원줄을 견제해 가면서 탐색해 가는 중에 뭔가가 붙어 있는 느낌이 옵니다
천천히 릴을 감아들이니 워매~
그 가당챦은 힘이 얼마나 세던지 계속 아래로만 쳐박고 올라오지를 않습니다
대 휨새는 거의 물속에 쳐박힐 듯 한데
거의 매번 혼자만 다니다 보니 이런 멋진 광경에도 사진을 찍어 줄 사람이 없었던지라
오늘 이 멋진 장면을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서
고기야 무슨 고기가 됐든 관심도 없고얼마나 크든, 터지든 말든, 이미 사진에 꽂혀서 부른 소리...
[아제! 사진!]
아무리 외쳐도 아제는 카메라는 꺼내지 않고 지인더러 뜰채질을 해 주라는 말만 계속합니다
나중에 왜 사진을 안 찍었냐고 물었더니
[갑자기 무슨 사진 말인가 싶어 이해를 못했다는...]
사진 사진 외치는 동안에 이름도 모르는 그 고기는 발앞에까지 와서 쳐박고 있고
[아무리 기다려도 떠오르지 않던 그 고기는 끝내는 여에 목줄이 쓸리면서 다시 지 가던 길로 갑니다]
밑으로만 계속 쳐박더라 하니 [숭어는 아닌 것 같다 하는데...]
그렇게 얼굴도 못 보고 되돌려 보낸 고기를 외포의 전설로 남기고 철수배에 오릅니다
얻어탄 차에 배를 타고 다녀 온 출존데 왜 이리 힘들고 피곤한지...
도보 다녀온 것보다 훨신 더 힘든 느낌...
짐을 전부 한 자리에 쌓아 놓고 일단 몸부터 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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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포에 큰 고기 많은 고기 난다 하는데
실력도 있어야 하고 운도 따라야 하나 봅니다
아제하고 같이간 출조라 고기 못지 않게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출조여서 좋았고
이번 출조에서 아쉬운 것이 있다면
이웃에서 학공치회를 먹어 본 지가 오래됐다고 은근히 기다리더라면서
나서는 귓가에 학공치 다섯 마리만 잡아 오라했는데
그 다섯 마리를 못 채웠다는 ...
그래서 다음 출조에 반드시 다섯 마리의 학공치를 잡아 와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는 것입니다
제목 : 고래사냥
제조회사 : 신세계
제작일자 : 1975.06.16
술마시고 노래하고 춤을 춰봐도 가슴에는 하나 가득 슬픔뿐이네
무엇을 할 것인가 둘러 보아도 보이는 건 모두가 돌아 앉았네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삼등삼등 완행열차 기차를 타고
간밤에 꾸었던 꿈의 세계는 아침에 일어나면 잊혀지지만
그래도 생각나는 내 꿈 하나는 조그만 예쁜 고래 한마리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고래 잡으러
우리들 사랑이 깨진다해도 모든 것을 한꺼번에 잃는다 해도
우리들 가슴속에는 뚜렷이 있다 한마리 예쁜 고래 하나가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소리치는 고래 잡으러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소리치는 고래 잡으러
(1957年)고래사냥 원곡 - 송창식